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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앙드레김 패션쇼와 관련한 논평

by 충북·청주경실련 2008.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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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잔치, 정우택도지사와 충청북도는 각성하라!


앙드레김 패션쇼에 도비 8500만원 들여
충청북도의회도 책임을 비껴갈 수 없어

 

어제 청남대에서는 “깨끗한 환경, 건강한 어린이!”라는 주제로 앙드레김 패션쇼가 열렸다. 충청북도와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2008 세계위생의 해’를 맞아 지구촌의 심각한 위생문제에 관심을 갖고 어린이 생명의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한다.

충청북도는 지난 해 8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協力道 협약식을 가진 바 있다. 도 관계자에 따르면 앙드레 김 패션쇼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친선대사인 앙드레김이 제안하여 기획됐고, 2008년 예산에 9500만원을 책정했으나 예산 절감 차원에서 850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충청북도 경제통상국 통상외교팀이 패션쇼를 위해 9500만원을 쓰겠다고 했는데 충청북도의회가 어떻게 해서 무사통과시켰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날 행사는 도비 8500만원을 받아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추진했고, 충북도와 청남대관리소는 진행 및 내빈 안내 등을 맡았다고 한다. 모금액은 총 8650만원으로, 충북도는 행사 당일 바로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고 한다. 전체 기금중 입장료 수입은 약 4670만원(311매*15만원=4665만원)이었으며, 나머지 4천만원은 농협중앙회충북지역본부를 비롯한 5개 기업의 협찬과 내빈들의 기부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앙드레김 패션쇼는 디자이너의 상징성과 유명 연예인의 출연 사실만으로도 전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나, 오늘 본 연합에는 충북도를 질타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 충북도지사의 행보가 서민들의 삶과 너무 동떨어진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광우병쇠고기 파동과 한미FTA 문제 등으로 어수선한 현 정국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사였다는 평이다.

유니세프는 국적과 인종, 이념 등과 상관없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를 돕는 국제기구이다. 2008년을 ‘위생의 해’로 제정한 것도 9억8천만 명의 어린이들이 화장실 없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주한외교사절과 정계 인사, 도내 주요 기관장, 경제계 인사 등으로 이루어진 ‘그들만의 잔치’였고, 행사 내용 역시 열악한 환경의 아이들을 돕는다는 취지가 무색한 호화 패션쇼였다. 

그렇다면 충청북도는 어떤 목적으로 이 행사를 기획했나? 충청북도는 ‘유니세프 협력도’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이 패션쇼가 전액 도비로 치러질 만한 성격의 행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정우택지사가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선포한 ‘문화선진도’의 이미지와도 거리가 멀고, 예산의 명목처럼 통상외교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청남대관리사업소의 적자 재정을 타개하기 위한 행사도 아니다. 행사지출액 8500만원을 꿰맞추듯 8650만의 후원금을 모금한 모양새도 그렇다.

결과적으로, 앙드레김 패션쇼는 앙드레김, 유명 연예인, 그리고 직접 오프닝 패션쇼에 등장한 정우택 도지사 부부만이 부각되는 뉴스거리였지, 통상외교의 기반을 구축한 충청북도, 운영의 활로를 모색하는 청남대관리사업소 등으로 부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 있을 충청북도 ‘투자유치 출판기념회 및 경축행사’의 전주곡이자, 14조 투자유치 신화(?)를 이룩했다는 정우택 도지사 개인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기획된 이벤트였을 뿐이다.

기부문화 확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기금 마련…. 정말 좋은 의도이다. 그러나 전국 어느 시도를 살펴보아도 혈세 8500만원을 들여, 그것도 통상외교팀이 패션쇼를 추진했다는 뉴스는 들어본 바가 없다. 제동장치 없이 질주하는 충청북도와 정우택 도지사는 이제 충북도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숙고하길 바란다.


 2008년 5월 27일
충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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