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도자료

청남대 관리.운영에 대한 전면 재검토 촉구

by 충북·청주경실련 2008. 5. 15.

 

080515_청남대_관련_보도자료.hwp

 

청남대 개방 5주년, 충청북도는 무엇을 얻었는가?


매년 적자 누적, 밑빠진 독으로 전락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라!
운영주체 혁신을 포함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한다!

 

2003년 4월 18일, 청남대가 충북도민의 품으로 돌아온 지 5년의 세월이 지났다. 1983년, 당시 대통령이던 전두환 씨가 대청호 주변의 풍광을 보고 “이런 데 별장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한마디에 6개월 만에 뚝딱 지어진 청남대(당시, 영춘재). 대통령전용시설이라는 이유로 인근 주  민들의 재산권을 제약하고, 반경 6km(98년부터는 500m)내에 접근하는 것조차 막았던 청남대가 개방되자 충북도민을 비롯한 전국민은 민권 회복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환영했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관계자 몇몇이 청남대를 방문한 일을 두고 대통령 별장으로 재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청남대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되었다. 결국 청와대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에게 한번 되돌려 준 것을 돌려받아 대통령 별장으로 다시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언론에 드러난 충청북도의 행보는 안타깝기만 하다.

언론에 따르면, 충청북도는 연간 10억원의 적자가 나니까 대통령이 자주 이용하면 도움이 되겠다는 건의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대통령 별장’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도 있으나, 청남대 관리주체인 충청북도가 경영상의 한계를 드러낸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청남대 개방 5년, 과연 충청북도는 무엇을 얻었는지 점검해 보자.

예상된 적자, 충북도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청남대는 운영비 30억, 입장료 수입 20억으로 매년 10억원의 적자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설 투자비를 포함할 경우, [표]에서 보는 것처럼 적자폭은 최대 4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충청북도가 2003년에 이미 입장료 수입만으로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예측하고 수익성 창출을 위한 용역을 의뢰했음에도 계획 따로, 운영 따로인 채 5년을 보냈다는 점이다. 

 

도비 2억8천만원을 들여 의뢰한 「청남대 명소화를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2005)」에 따르면 청남대와 진입로, 문의 지역을 포함한 개발계획에는 총 1346억원의 투자가 예상된다. 1단계(2005-2008년) 701억, 2단계(2009-2014년) 645억이 소요되기 때문에 도저히 도비만으로 추진할 수 없는 프로젝트이다. 그런데도 충청북도는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고 추진할 것인가에 집중하기보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는 이유로 장기계획은 보류상태이다. 

이같은 충북도의 안이한 대처는 청남대 인수 초기부터 드러났다. 당시 충북도는 청남대를 인수하기만 하면 국비 지원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의회 2003년 문화관광국 감사 회의록에 따르면, 충북도는 청남대를 인수한 직후인 2003년 5월, 문화관광부에 청남대 개발과 관련한 계획서를 제출하고 200억원의 국비를 지원 요청했지만, 세부 계획이 없고 내용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반영되지 않았다.

운영 주체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 아닌가?
지난 2006년 감사원은 충청북도기관운영감사에서 청남대관리사업소 운영의 부적정성을 지적하고, 충북도가 시설 ․ 인력 등 청남대 운영 전반에 대해 체계적으로 진단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관람객을 안내할 필요가 없는 그늘집이나 양어장에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매년 2억원의 불필요한 인건비를 지급하고, 매표소와 주차장간, 매표소와 청남대 간의 거리가 멀어 이용객이 불편을 겪는 문제에 대해 시정할 것을 통보했다. 2005년 충북도의회 문화관광국 행정감사에서도 청남대관리사업소는 공익근무요원의 인건비를 과다 편성해 추경때 1,948만원을 삭감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청남대 관람객은 2004년에 100만명을 돌파한 이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비례해 입장료 수입은 2004년에 30억이었고 작년에는 18억에 불과했다. 반면, 공무원 23명을 비롯 총 94명의 인건비 등이 포함된 관리사업소 운영비는 2004년 당시 25억이었지만 올해 편성된 예산에는 32억으로 잡혀 있다 ([표] 참조).
    
이렇듯 세입과 세출의 간격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관리사업소가 효과적인 전략을 구축하지 않고 그야말로 조직을 ‘관리’하는 데만 급급할 때 청남대 명소화 전략은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청남대의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청남대는 현재 자연생태관찰로 설치, 음악분수대를 포함한 수생 ․ 습지생태원 조성사업, 대청호 관람데크 조성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청남대는 과연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이 부분에 대한 전체적인 합의 없이 추진하는 사업들은 결국 청남대의 이미지를 모호하게 만들고,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시설물들을 보게 될 뿐이다. 「중장기 발전계획」보고서의 설문자료를 보면, 청남대 개발 방향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개발(부분개발 포함)하자는 의견이 66.6%인 반면, 방문객들은 보존하거나 현상유지를 바라는 의견이 74.3%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앞으로 어떻게 개발 혹은 보존할 것인지에 대한 마스터플랜 없이 조급하게 추진하는 사업들은 오히려 관람객들의 발길을 돌릴 우려마저 있다.

청남대 관리 ․ 운영 방안을 재검토하자
충청북도는 2006년, 청남대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청남대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운영위원회는 1년에 4차례 모여 청남대 축제나 명소화사업, 관람객유치 증대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자문 ․ 심의 기구만으로는 청남대의 효율적인 관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개방 초기부터 문제가 되었던 관람시간의 제약(하절기 9:00-18:00, 동절기 9:00-17:00)은 공무원 조직의 경직성으로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충북도의회에서도 매년 관리사업소에 대해 감사하고 있지만 늘 지적되는 문제가 되풀이될 뿐이다. 공무원들의 인사 이동으로 관리사업소 소장이나 담당자가 바뀌면 청남대에 대한 현황 파악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의 연속성도 떨어진다.

개방 5주년, 청남대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
지난 4월 21일, 정우택 도지사는 청남대에 모노레일이나 수로를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또한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장소와 시설을 확충하고, 식당의 고급화 ․ 세분화, 골프장 활용 방안 등을 강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남대가 접근성이 떨어지고 위락시설이 부족한 점 등등이 최근 빚어진 일인가? 정우택 도지사가 경제특별도에 올인하느라 취임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청남대 문제를 들여다보았다는 말인가? 청남대가 충북도 직속 청남대관리사업소에서 ‘관리’되는 한, 도지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경직된 조직에 의해 운영되는 한, 청남대의 효율적인 관리는 요원하다.

지금이야말로 청남대의 운영 체계와 사업 방향에 대해 전면 재검토할 시점이다. 충북도는 도비를 쏟아부어야 하는 재정 상황이 부담스럽고, 청남대 주변 주민들은 각종 규제 때문에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으며, 관람객들은 대통령 별장, 그것도 박제화된 이미지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은 청남대의 모습에 실망하고 있다. 따라서 어느 한 주체도 만족스럽지 않은 현 상황을 극복하고 청남대가 국민들로부터 환영받는 충북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정우택 지사의 시급한 결단을 촉구한다.   


2008년 5월 15일
충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