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새로운 선거문화는 여러분의 한 표에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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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충북연대」

아름다운 날 - 5.31 지방선거 투표일
새로운 선거문화는 여러분의 한 표에서 출발합니다!

  우리 지역의 새로운 일꾼을 뽑는 ‘아름다운 날 - 5.31 지방선거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두 달여 전 ‘참여를 통해 진정한 주민축제로 함께 만들어 가자!’란 기치로 출범했던 「531지방선거충북연대」의 활동도 후보들의 선거운동과 함께 그 종착점에 도달하려 합니다. 하지만 투표일은 종착점인 것과 동시에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바로 내일은 지난 4년 동안의 지방자치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4년을 준비하는 날입니다.

  「531지방선거충북연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구호와 선동이 아닌 이성적인 정책선거가 되어,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즐겁게 참여하는 지역 축제와 같은 지방선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매니페스토’란 생소한 이름의 그러나 이미 우리의 선거문화 속에서 조금씩 자라고 있었던 정책선거운동이 펼쳐져 우리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 역시 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투표일을 맞이했으며, 향후 해결해야할 과제를 우리에게 남겨주었습니다.

  우선 지역의 일꾼이 되고자 하는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5.31 지방선거는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가 확대되어 정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습니다. 특히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운동’은 후보 개인의 노력으로는 완성하기 힘들며, 정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는 후보 개인의 지역사랑과 고민, 그리고 정당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각 정당들은 기초의원까지 자신들의 통제 하에 두려는 ‘권리’만 챙겼을 뿐, 후보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고 정책공약을 생산하는 ‘책임’에는 소홀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 역시 중앙선거의 대리전, 전초전 양상으로 전개되어 ‘생활정치로서의 지방정치’의 실현이 요원했었습니다.

  각 후보들의 정책공약을 평가한 결과 우리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정당들은 오로지 ‘당선가능성’만으로 후보를 공천하였고, 후보들은 그런 정당의 이해관계에 충실하여 정치적 소신이나 정체성도 없이 당을 바꿔가는 식의 ‘묻지마 출마’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런 정당과 후보들의 행태는 함량미달의 후보자를 양산하였고, 급조된 후보에 의한 급조된 공약의 남발로 지방선거를 혼란스럽게 하였습니다.

  비록 성인군자와 같은 수준은 못될지언정,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자질과 도덕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후보자들은 평소 지역에 몸담고 봉사하면서 지역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고민해야 하며, 그런 고민과 활동이 어느 정도 성숙되었을 때 출마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유권자의 희망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었습니다. 공천과 경선 과정의 잡음과 비리는 기초의회까지 정당공천이 확대된 만큼 커졌으며, 공천에 불복하여 탈당하거나 고발하는 사태가 재현되었고, 폭로전 양상 또한 그치지 않았습니다. 후보자들의 공약 또한 출마용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평소 지역을 위해 고민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어, 유권자 여러분에게 크나 큰 실망감을 주었습니다.

  선거가 시작될 때 각 후보들이 서약했던 정책선거실천 약속은 선거가 끝나는 지금 결국 그 자체로 ‘헛공약’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주민소환제의 도입과 유권자의 의식 향상으로 이제는 함량 미달의 후보는 당선이 된다한들 결코 그 자리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지역을 위해 일할 소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평소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면서, 스스로의 능력을 쌓고 지역민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유권자들은 바로 그런 노력이 축적된 후보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현행 선거제도와 선거법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한꺼번에 6표를 행사해야 하는 지방선거제도의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광역·기초, 자치단체장·지방의회, 비례대표까지 모든 지방선거를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르는, 말 그대로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제도 하에서는 비중이 큰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머지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선거들이 묻혀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많은 유권자들이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 대한 최소한의 내용도 인지하기 힘든 현재의 선거제도는 생활밀착형 지방선거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15년이 흘렀으며, 우리 사회는 점점 지방분권화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중앙선거와 똑같은 형태로 진행되어 마치 작은 중앙선거처럼 되어버린 현행 지방선거제도에 대해서 다 함께 고민하여 개선점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행 선거제도는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을 평가하는 데 많은 제약을 두고 있습니다. 「531지방선거충북연대」의 정책공약평가 등의 후보자 검증활동도 많은 제약으로 인해 그 힘을 발휘하기 힘들었습니다. 어떤 후보자가 좋은지 나쁜지를 후보자를 직접 보고 알기도 힘들고, 시민단체의 정책공약 평가를 보고 알기도 힘들다면 크나큰 문제입니다. 후보자에 대한 시민단체의 평가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된다면 제한사항을 두지 않는 쪽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준비가 부족한 후보의 출마를 억제하고 유권자에게 명확한 후보 평가 기준을 제시하여, 올바른 후보자가 당선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간곡히 호소하고자 합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과거의 구태를 반복한 면이 있어 시민들의 실망이 극에 달했을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한다고 뭐가 달라겠나라는 생각을 하며, 정치에 대한 불신의 벽을 쌓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구태를 반복한 정당과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겠지만, 그런 잘못을 고치는 것 또한 우리의 책임이자 권리입니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지방자치는 누가 대신 만들어 주지 않으며,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하여 완성해야 하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유권자의 뜻을 외면하고 부정부패를 일삼고 지역의 발전을 저해시키는 지방정치인을 많이 봐야 했습니다. 이제는 그런 정치인을 유권자 여러분의 손으로 퇴출시켜야 합니다. 지방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투표를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한 방울이 물잔을 넘치게 하듯이, 유권자 여러분의 한 표가 물잔을 넘치게 하는 마지막 한 방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소중한 마음으로 꼭 투표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5월 31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여러분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4년 뒤 지금과 똑같은 후회를 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 하나부터’라는 생각으로 다 함께 투표에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5월 31일이 아름다운 날이 되기 위한 희망은 유권자 여러분의 ‘한 표’에서 시작됩니다.

2006. 5. 30.
531지방선거충북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