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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소로리 볍씨 유적지 훼손을 즉각 중단하라!

by 충북·청주경실련 2006. 5. 23.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소로리 볍씨 유적지 훼손을 즉각 중단하라!!

소로리 볍씨는 98년과 2001년 두차례에 걸쳐 발굴조사를 통해 세계최고(最古)의 볍씨임이 입증된 귀중한 인류 유산이다. 지난 2003년 영국 BBC 방송보도와 2004년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소로리 볍씨가 세계 최고(最古)의 볍씨인 것으로 공인 받은 바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한국내셔널 트러스트가 실시한 보전대상지 공모전에서도 금상을 받으며 단순한 지역 문화재를 넘어 인류의 소중한 자산으로 전국적 공감대가 형성된 지 오래다.

그러나 세계최고(最古)의 소로리 볍씨 유적지가 안일한 관계기관의 대응과 단순한 경제논리에만 목멘 한국토지공사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소로리 볍씨 유적지는 청원군 옥산면에 한국토지공사가 조성한 ‘오창과학산업단지’내에 위치한 곳으로 청원군이 올 4월 유적지인근 공장용지에 대한 건축허가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총 유적지 3만여평중 1/2이 넘는 1만 7천여 평의 부지에 대한 계약을 마치고 5월 말 사실상 공장건립 추진을 강행할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현재 남은 1만3천여 평의 부지마저 우선협상지역으로 지정, 유적지에 대한 보전작업은 손써 볼 틈 없이 한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현재 매각된 공장부지의 공사 착수 전에, 그리고 나머지 소로리 볍씨 유적지가 속한 부지 매각이 이루어지기 전에, 유적지 전반에 대한 조사와 함께 종합적인 유적지 보전대책이 선행되어야 하며, 눈앞에 보이는 단순한 경제논리가 아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발견된 유적지를 보전하는 것이 지역사회 전체에서 볼 때 더욱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판단에 따라 충북도를 비롯한 청원군과 한국토지공사 등 관계기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1. 충북도는 더 이상 유적지 보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지말고 적극적으로 나서 책임감 있는 자세로 유적지 보전에 앞장서라!

2004년, 부결된 충북도 문화재지정 과정에서 충북도의 문화적 마인드나 미온적 대처방법에 대한 실망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소로리 볍씨유적지에 대한 중요성과 학술적, 문화적 가치를 충분히 공감하고 인정함에도 문화재지정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임으로서 책임회피로 일관한 처신에 대해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제라도 충북도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소로리 볍씨 유적지 보전을 위해 상급기관으로서 책임있고, 적극적인 자세로 보전에 앞장서야 한다.

2. 청원군은 철저한 발굴조사 없는 건축허가 승인을 중단하고 유적지 보전 종합대책 수립에 적극 나서라!

그간 여러 차례의 의견조사에서도 나타나듯 지역 안의 중요문화유적지로 조성해야 한다는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이미 몇 해 전부터 유적지 전체에 대한 다각적이고 세밀한 시굴조사가 필요하다는 관계기관과 전문가의 지적이 있었음에도 소로리 볍씨 유적지 보전을 위해 박물관 건립까지 계획하고 있는 청원군이 귀중한 유적지에 대해 철저한 조사 작업도 없이 건축허가 승인을 내린 것은 참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이다.

청원군이 행정적, 법적 절차만을 문제 삼아 유적지에 대한 훼손을 방치한다면 세계적인 문화재를 제대로 보전하지 못한 책임은 온전히 청원군에서 져야 할 것이다. 청원군은 볍씨 출토토탄층에 대한 보전대책과 향후 자연사박물관 건립으로 세계적 문화유산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이를 실행해야 한다.

3. 한국토지공사는 무조건적인 개발보다 세계적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유적지 전체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발계획을 늦춰라!

더 이상 전 세계가 인정한 중요문화유적지에 대해 모른 척 방관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눈앞의 경제이익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국가공기업 본연의 임무를 돌아보며 살기 좋은 지역과 도시를 만들겠다는 토지공사 본래의 목적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토지공사는 무조건적인 개발계획을 늦추고 소로리 볍씨 유적지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라.

충북도와 한국토지공사, 청원군의 안일하고 방관적인 태도, 경제논리만을 앞세우는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가지지 못한 귀중한 유산을 통째로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우리는 단순히 유적지 보호를 위해 경제활동 자체를 포기하기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된 유적지 조사 후 유적지보호와 경제적인 개발계획이 모두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충북도를 비롯한 한국토지공사와 청원군은 상생의 대안을 찾아 함께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적극적인 보전방안 마련에 힘쓸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는 바이다.

2006년 5월 23일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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