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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소로리문화유적에 대해 충북도는 각성하라!

by 충북·청주경실련 2004. 6. 9.

충북도는 진정 역사의 죄인이 되려 하는가?
(소로리문화유적에 대해 책임회피로 일관하는 충북도는 각성하라!)


그간, 소로리 문화유적과 관련하여 시민단체의 수차례 보존방안 마련 촉구와 도청항의방문, 학계와 지역문화계, 그리고 서울에서도 민간차원의 모금이나 기부를 통해 문화유적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땅한평 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문화연대 등의 참여로 인해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소로리 문화유적을 보전하자는 운동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98년과 2001년, 두 차례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세계 최고(最古)임을 입증한 소로리 볍씨가 갖는 중요한 인류사적, 식물학적 의미는
첫째, 전세계 수십억 인구의 주식인 벼의 기원이 구석기시대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것이며. 둘째, 당시 기후는 구석기말 빙하기 끝무렵인데, 아열대 식물로 알려진 벼가 아한대에서 발견되며, 한국의 소로리도 벼기원지의 하나임을 밝힌데 있으며.
셋째, 출토된 볍씨는 많은 야생벼와 함께 탈립이 잘 안되는 재배벼 이전 단계인 “순화(馴化)벼”인 것으로 확인되어 고고학계의 중요한 이슈인 농경발달단계 대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수차례에 걸친 충북도 문화재위원회에서는, 성의 없는 행정처리와 직무유기로 일관하여 소로리 문화유적에 대한 심의가 매번 자료미비, 물증 부족이라는 이유로 누락되고 있는 현실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충북도가 소로리 문화유적 보존지역으로 정한 지구 또한, 발굴조사를 통해 토탄층이 발견된 지구가 아니라 전혀 상관없는 녹지지역으로, 학계에 의해 보존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명된 지역이다.
충북도는 학계가 보전해 달라는 지역을 배제하고 보전이 필요없다는 지역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사오정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는 소로리 문화유적을 전세계적인 자랑거리로 만들어 우리 지역에서 직지(直指) 다음으로 문화적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문화적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오창과학산업단지내에 개발을 가로막는 애물단지로 인식하며 토지공사 측의 주장만을 대변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연대측정 자료 등 물증부족을 이유로 충북도지정문화재로도 지정할 수 없는 충북도가, 지금 당장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낮은 것을 알면서도 국가문화재 지정 신청을 하는 이중적인 행위로 도민을 기만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관할 자치단체의 심의를 거쳐 지방문화재로 지정을 하고, 이를 다시 국가지정문화재로 올려 심의하는 것이 상례라고 하며, 문화재청의 입장도 이와 같다고 한다.
그러함에도 도문화재 지정심의 절차를 생략하고 국가지정문화재 신청부터 하려는 충북도의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최근, 청원군에서는 뒤늦게나마 소로리볍씨 유적지의 가치를 인식하고 충북대 박물관과 청주MBC가 공동 기획하여 학술조사를 실시한 결과, 1만 5천년전의 소로리 볍씨임을 확인하는 연대측정 결과를 기초로 소로리 유적지를 지방기념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충북도에 접수하였다.
그러나 충북도는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따를 뿐 충북도가 결정할 권한은 아무것도 없다는 기존입장을 180° 바꿔, 자체 심의를 거치지 않고 바로 문화재청에 재심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충북도가 지방분권을 이야기하면서 자기스스로의 권한과 책임 하에 결정할 수 있는 문화재 심의권을 방기하고 문화재청으로 책임을 떠넘기며 회피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충북도는 관할 자치단체로서 빠른 시일 내에 도문화재위원회를 개최하여, 청원군에서 요구한 소로리볍씨 유적지를 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에 대해 재심의 하며, 소로리 문화유적지가 충북도지방기념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리하여 계속 방치되어 훼손되고 있는 소로리 문화유적지에 대해 후대까지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고, 보존을 앞당겨 역사의 주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이원종 도지사는 상생의 대안을 찾아 적극적인 보존방안 마련에 힘쓸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충북도민의 여론에 귀를 기울여 열린 행정 구현에 앞장서는 도지사가 되길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4년 6월 8일


문화사랑모임, 생태교육연구소터, 청주경실련, 청주기별, 청주환경연합, 충북여성민우회, 충북민예총,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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