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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국민적 합의없는 한반도 대운하 조기 추진을 반대한다

by 충북·청주경실련 2008. 1. 4.

 

국민적 합의없는 한반도 대운하 조기 추진을 반대한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밀어붙이기식 추진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일 장석효 한반도대운하 TF팀장이 “대운하를 최대한 빨리 시작해 이명박 정부의 임기 내에 완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 데 이어 2일 이재오 한반도대운하 TF 상임고문이 “대운하는 할 것이냐 안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약에 대해 국민들이 이미 선택한 것이니까 바로 시작하는 것”이라며 조기 추진을 거듭 강조하였다.

경실련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대규모 토건사업에 대해 국민적 합의 없이 사업 추진을 기정사실화하는 대통령직 인수위의 오만함을 비판하며, 먼저 겸허한 자세로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나갈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환경파괴, 경제적 타당성, 국토균형발전 등 여러 분야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원점에서부터 차분히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현재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발전 방향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우려를 낳고 있다. 선진국들이 인간과 생태의 조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국가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이 시기에 운하 건설과 같은 대규모 토건사업을 통해 선진사회의 길을 도모하겠다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 시대에 뒤떨어진 개발주의, 토건국가를 부활시켜 대형 건설사들의 배만 불리고 전국적인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 측에서 강조하는 경제적 효과도 불투명 할뿐이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2008년부터 5년 내에 경부운하와 호남운하를 완성하고 이후 호남과 영남, 호남과 충청을 이어서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98년 국책연구기관인 국토개발연구원이 이 사업에 대해 경제성이 전혀 없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으며, 여전히 경제적 타당성에 대하여 찬반 입장이 극명하게 나누어져 있다. 그나마 이는 경부운하에 해당할 뿐 아직까지도 호남운하와 충청운하는 노선이나 재원조달 등과 관련, 제대로 된 계획조차 나오지 못하고 있다.

환경파괴, 식수원 오염 등 대운하 건설로 인해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된 보완책을 제시하고 있지 못한 점도 문제이다. 이미 한나라당 당내 경선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논란이 일자 당시 이명박 후보는 사업목적을 물류비용 절감에서 관광산업 개발, 하천수질 개선 등으로 바꾸면서 토론을 피해 갔고,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는 아예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한 논의를 꺼내지 않는 모습마저 보여주었다.  
이렇듯 논란이 큰 국가 중대사에 대해 선거기간 동안에는 괜한 논쟁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이제 당선이 됐으니 국민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대통령직 인수위의 독선적인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따라서 먼저 대통령직 인수위는 지금까지 추상적으로만 알려져 온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빠짐없이 알리고, 여러 분야에서 제기된 우려와 비판에 대해 충실한 보완책을 제시하여야 한다. 그리고 임기내에 마치겠다는 조급증을 버리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한 환경평가와 타당성 검토 등을 통해 과연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현재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업인지, 국가를 부흥시킬 수 있는 사업인지에 대해 꼼꼼하게 검증하고 평가하여야 한다. 대운하 착공은 그 이후에나 논의될 문제이다.

대선에 승리했다고 해서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국민들이 동의한 것이라 판단한다면 이는 국민을 무시한 잘못된 판단이다. 국민적 합의 없이 운하 건설을 추진한다면 차기 정부는 임기 내내 소모적인 논쟁과 극심한 분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며, 그 피해는 우리 후손에까지 미치게 되는 것임을 이명박 당선자가 명심하길 바란다.

 

2008년 1월 4일

충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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