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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공공아파트 원가 공개, 표얻기 위한 공약(空約)이었나

by 충북·청주경실련 2004.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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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아파트 원가공개를 위한 당정협의의 결과가
택지공급가 공개 연기인가

열린우리당과 건교부는 26일 당정협의를 갖고 주공 등의 공공주택 원가공개 여부를 '주택공급제도검토위원회'의 검토와 공청회를 거쳐 상반기중 결정하는 것과 공공택지의 공급가격 공개를 7월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당정협의를 앞둔 지난 22일 열린우리당 정세균 정책위의장은  '주택가격의 안정과 서민중산층을 주거복지를 위해 공공아파트 분양원가를 7월부터 공개하겠으며 공공택지에 짓는 민간아파트에 대해서도 원가공개를 입법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같은 날 강동석 건교부장관은 열린우리당의 공개일정에 맞춰 토공이 공급하는 공공택지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혀 열린우리당의 발표대로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당정협의 결과는 공기업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한 전향적 조치를 결정하기는 커녕 정부 스스로 3월말까지 공개하기로 국민에게 약속했던 택지공급가격을 7월로 미루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에 청주경실련은 열린우리당과 정부가 아파트값 안정과 부동산투기 근절, 그리고 민생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첫째, 택지공급가격의 공개를 7월로 미루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져버리는 행위이다.

건교부는 이미 지난 2월 건교부의 대통령업무보고에서 토공과 주공이 공급한 공공택지내 공동주택지 택지공급가 공개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3월 17일에는 늦어도 3월 말까지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또한 총선 핵심공약의 하나로 택지공급가격의 공개를 발표하여 대표적 민생공약으로 홍보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공공택지의 택지공급가 및 조성원가 공개는 5개 정당 모두가 총선과정에서 약속한 것이다. 이렇듯 택지공급가격 공개는 공개의 필요성 및 일정에 대한 여타논의가 불필요한 것으로 7월까지 공개를 미룰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국민과의 약속을 조속히 이행하는 일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당정협의에서는 '채권입찰제 등 공공택지개발이익 환수제도가 마련되는 것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고 하나 택지공급가격의 공개는 개발이익 환수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건설업체가 폭리를 취하면서 높은 분양가로 시민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현시점에서 오히려 필요한 것이다.

당정의 궁색한 변명은 국민과의 약속을 져버리는 행위이며 상반기 분양을 앞둔 화성동탄, 고양풍동등의 택지개발지구에서 조차 건설업계의 폭리를 방치하겠다는 시민적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둘째, 공공아파트의 분양원가는 즉각 공개되어야 한다.

도시주택난 해소와 국민주거생활의 질 향상을 위해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택지의 주공아파트는 국민의 혈세로 운용되는 공기업인 주공이 공급하는 것으로 원가공개를 통한 운용의 투명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민간기업의 원가공개가 정부의 시장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는 달리 주공이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고 개발이익을 임대주택 건립 등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재원으로 재투자하는 것이 명확하다면 분양원가 공개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열린우리당과 정부는 조속히 공공아파트의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시키고, 공공이 값싸고 질높은 아파트를 공급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건전한 주택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청주경실련은 택지공급가격의 즉각적인 공개와 건축비 공개, 택지조성원가의 공개, 택지개발지구내 민간아파트의 원가공개를 강력히 촉구한다.

셋째, 민생문제 해결과 공약이행을 위한 열린우리당의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한다.

17대 총선은 열린우리당이 총 152석을 차지한 여대야소 정국으로 나타나 과거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책임지는 정책정당의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최근 아파트원가공개 등의 부동산투기 방지정책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처사는 조삼모사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공약으로 택지공급가의 공개와 공기업의 원가공개를 약속했다. 또한 총선을 앞둔 당정협의 결과로 공기업원가공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표한바 있으나 직후 강동석장관은 주택건설업게 초청강연회에서 당정협의 결과를 부정하였다. 특히 이번 당정협의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은 7월부터 공기업원가공개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당정협의 결과는 지난 2월 대통령업무보고에서 확정되고 열린우리당이 총선시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공약으로 발표했던 택지공급가격의 공개시기를 미루는 기상천외한 결과로 이어졌다.

청주경실련은 이러한 열린우리당의 태도에서 투기를 근절하고 시민을 위한 주택정책을 펼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며 과반의석을 가진 여당으로서 책임있고 개혁적인 태도로서 민생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주택공급제도검토위원회를 핑계로 공기업 원가공개를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

주택공급제도검토위원회는 시민들의 분양원가 공개요구가 빗발치자 법적 권한없이 원가공개에 대해 찬반입장 가부동수로 정부가 구성한 것이다. 따라서 위원회에서 주요사안에 대해 찬반의견이 개진되는 것은 당연하다. 주택공사의 원가공개와 관련한 논의에서도 물론 일부 반대의견이 개진되었으나 다수가 원가공개를 강력히 주장하였고 적어도 민간의 원가공개와 공기업의 원가공개가 성격이 다르다며 주공원가공개와 관련한 적극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공감되었다. 또한 위원회 논의와 상관없이 정부관계자들이 민간의 원가공개에 부정적 입장을 연이어 발표하고 이미 국민과 약속한 택지공급가격의 공개조차 일방적으로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서 당정이 택지공급가 공개를 약속했던대로 앞당기고 공기업 원가공개, 택지공급체계의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주택공급위원회가 오히려 주택안정화 정책추진의 발목을 잡는 역할로 전락할 것으로 경실련은 주택공급제도검토위원회에서 탈퇴하고 시민들과 함께 아파트값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본격적 시민행동을 전개할 것이다.


2004. 4. 27


청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조수종 주서택 우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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