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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정부여당의 29조대 추경편성에 대한 논평

by 충북·청주경실련 2009.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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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높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정부의 추경안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국회가 장기 일자리 대책과 재정건전성 확보책 마련해야

 

정부여당은 28조9천억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하여 오늘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하였다. 세출증액은 18조원 내외로 저소득층 생활안정 4조5천억원, 일자리 창출ㆍ유지 3조5천억원, 중소수출기업ㆍ자영업 지원 5조원, 지역경제 활성화 3조원, 미래투자대비 2조5천억원 등이며 세입결손 보존은 11조원 내외 수준이다.

경실련은 경제성장률의 급격한 추락, 중소기업 부도급증, 360만명에 달하는 실질 실업자 등  대량실업으로 인한 일자리 재앙, 빈곤층 1천만 시대라는 경제 상황의 엄중함에 따라 추가 일자리 창출ㆍ지키기와 저소득층 지원 등을 위한 재정지출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여당의 추경안은 추경의 최우선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일자리 대책 내용에 심각한 문제가 존재하고, 적자재정을 더욱 심화시켜 재정건전성 확보에 큰 우려를 주고 있다. 경실련은 4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여당의 추경안에 대한 충분한 심의를 통해 대폭 수정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정부여당의 추경안 가운데 일자리 예산은 매우 적은데다 단기근로 중심의 미봉책이 대부분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지며 실업대란 장기화에 대비한 장기 일자리를 만들어낼 예산과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여당은 4조9천억 원을 투입해 연인원 5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중에는 2조원 규모의 공공근로 일자리(희망근로 프로젝트) 40만개가 포함되어 있고, 실업급여 확충에 쓰는 1조6천억 원을 빼고 나면 일자리를 신규 창출하거나 유지시키고, 미취업자를 교육ㆍ훈련하는 데 쓰는 예산은 고작 1조3천억 원에 그치고 있다. 한마디로 질 좋은 장기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에는 인색하고 1~6개월 단기근로 중심의 숫자채우기식 임기응변 대책과 예산만을 내놓아 근본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본 예산편성시 4% 성장률을 기준으로 10만개의 일자리 예산을 편성하면서 복지나 사회서비스분야의 예산을 사실상 동결하였다. 이로 인해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는 대응 재원 부족으로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는 등 원활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이번 추경안에 노인요양보험에 따른 요양시설 확대와 장애인 시설 및 재가복지서비스 강화, 공공보건소, 학교교실, 문화재 발굴, 도서관, 과학관, 생활체육시설이 획기적으로 확충될 수 있도록 교육과 보육, 의료와 보건, 복지, 환경, 직업훈련, 고용, 공공안전 분야의 예산을 대폭 배정하여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정부여당은 올해 본예산 편성시 일자리 10만개 증가를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했던 것과 달리 이제 일자리 전망을 -20만개로 수정한 만큼 고용창출효과가 적은 4대강 정비사업 등 토목건설(SOC) 예산은 과감히 없애고 실업과 일자리 예산으로 대체해야 한다.

정부여당의 실업대책은 그 실행의 효과성이 의심스러운 점이 많이 지적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녹색뉴딜정책을 보면, 대부분의 사업과제들이 낮은 취업유발계수를 보이는 건설토목공사에 치중하여 고용창출효과가 상대적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만들어진 일자리도 95.7%가 단순노무직에 해당되어 심각한 실업문제 등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올해 본예산 편성시 SOC 재정지출을 26%나 늘렸기 때문에 이번 추경에서는 일체의 SOC예산 편성은 없애고, 오히려 이미 올해 본예산에 편성된 예산일지라도 다시 조정 검토하여 삭감해야 한다. 특히 이번 정부여당의 추경안에는 4대강 정비사업비 4천억원 증액(총사업비 1조 2천억원) 등 미래대비 투자에 2조5천억원이 배정되어 있는데, 4대강 정비사업 등을 포함한 SOC사업은 철저히 삭감하여 장기적 일자리 창출 예산으로 돌려야 한다.

셋째, 감세와 불필요한 지출을 그대로 둔 채 29조원 규모의 추경을 국채 등으로 충당하는 것은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파탄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자들에 대한 감세 중단, 불필요한 SOC예산 삭감, 공공부문 예산절감 등 구체적 재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여당은 29조의 추경편성은 우리 국가재정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재정수준은 안전한 상황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채무는 64조나 증가했으며, 올해 예산상에도 재정적자가 25조나 되어 국채도 20조나 발행했다. 그래서 지금 국가채무 규모가 353조에 이르러 GDP 대비 34.5%까지 이른다. 올해 성장률 저하로 세입이 11조원 정도 감소하고, 이번에 추경을 29조 규모로 편성하여 일부 기금을 이용하여 재정 지출을 한다 해도 최소 30조원 정도는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재정적자 규모가 40조~50조, 국가채무 규모가 최소 390조대로 GDP대비 5.4%대와 38.5%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성장률이 빠르게 되살아나지 않으면 최후의 보루인 나라살림마저 경고등이 켜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경기 진작에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부자감세를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이미 향후 4년간 92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부자들을 주 대상으로 한 감세를 진행하였다. 소비창출이나 고용효과도 없는 부자감세를 하느라 국가채무를 전 국민이 고스란히 안을 순 없다. 따라서 이미 진행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내년에 시행될 부자감세인 5조원 규모의 법인세, 소득세 감세를 중단하여 이를 절약해야 한다.

다음으로, 정부도 예산절감을 위해 노력하여 추경 재원에 충당해야 한다. 공직자 인건비와 판공비, 관공서 운영비 등 경비절약과 비효율적인 세출삭감 등으로 모범으로 보여야 한다. 정부는 위기상황과 맞지 않게 흥청망청하면서 국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추경의 효과성과 적절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위해서도 최소한 자기노력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경실련은 이번 추경안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집중되어야 한다고 보며, 이러한 목표에 부합되지 않은 예산과 사업은 국회 심의를 통해 조정되어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아울러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부자감세, SOC 예산삭감, 공공부문의 예산절감 등이 필요함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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