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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청주국제공항 민영화 논란에 대한 입장

by 충북·청주경실련 2008.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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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선진화 전략인가?


정부의 무분별한 공항 민영화 계획에 반대한다!
청주국제공항을 제2허브공항으로 육성하라!

 

지난 8월 26일 정부는 40개 기관의 통합 ․ 폐지 ․ 기능조정 ․ 민영화 방안을 골자로 한 ‘2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14개 국내 공항 중 일부 공항의 경영권을 매각하는, 한국공항공사의 민영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공항 분야의 공공기관에는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있다. 정부는 지난 1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서 인천공항공사의 지분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적 수준의 허브공항 육성을 위해 전문 공항운영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포함, 인천공항공사의 지분을 49%까지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한국공항공사의 선진화 전략은 민간과의 경쟁을 통해 공항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한국공항공사가 14개 공항을 일괄독점 운영함에 따라 효율성이나 서비스 개선 노력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또한 적자공항의 결손분이 김포공항이나 제주공항 등 흑자공항의 수익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적자 축소를 위한 경영개선 노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공항공사는 그간 흑자공항 수익으로 지방공항을 운영해 왔다. 2007년 현재 14개 공항의 운영수지를 보면, 5개 공항(김포 ․ 김해 ․ 제주 ․ 대구 ․ 광주)은 총 1310억원의 흑자 경영 수익을 올렸고, 나머지 9개 공항은 총 369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표> 참조). 그러나 한국공항공사 전체의 경영 상태는 4년 연속 흑자경영이었으며, 2004년 이후 연평균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23.5%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민간 매각 대상 공항이 1~3개일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어떤 기준으로 언제 매각 결정을 할 지 기본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아 많은 억측을 낳고 있다. 더구나 흑자 ․ 적자공항 모두 경영권 매각 검토대상이며, 적자공항과 흑자공항을 묶어서 매각하는 방안과, 적자공항의 경우 공항 근처 개발권을 주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공항 민영화 전략이 결국 기업 프렌드리 정책의 일환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공항 민영화 사업이 추진될 경우, 민간기업은 과연 어떤 공항을 인수하려고 할 것인가? 당연히 흑자공항이거나 흑자 가능성이 있는 공항이 꼽힐 수밖에 없다. 최근 매각 대상공항으로 김포공항, 제주공항, 청주공항이 떠오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그렇게 될 경우 한국공항공사는 정부의 진단대로 “민간과의 경쟁을 통해” 공항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고착되고 말 것이다.

공항 민영화는 단기간에 개별 기업의 수익률을 높일 수는 있으나 공항시설사용료와 항공료 인상을 통해 이용객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통합관리되고 있는 항공안전관리시스템에서 제외됨으로써 심각한 안전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구조조정은 비정규직을 양산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고용불안을 가져올 것이다.
 
공항은 수익성으로만 평가될 수 없는 공공서비스 영역이다. 더구나 지방공항은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 주민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공익 기능을 담당해 왔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이라도 상업화 논리로 추진되는, 정부의 무분별한 공항 민영화 계획을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기업의 입맛에 맞는 공항을 팔아넘기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지방공항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이 무엇인지 지역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청주국제공항의 물류공항 기능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세종도시 관문공항, 물류허브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려면 지속적인 시설 투자와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개 민간기업이 투자할 수 없는 규모인 것이다. 청주국제공항은 지방공항으로서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1997년 개항 이후 충북도민의 애정으로  이용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국제공항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따라서 우리는 그간의 성과를 한몫에 가져가려는 청주국제공항 민영화 움직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중부권 거점공항, 행정도시 관문공항을 민영화한 예는 없다. 정부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는 답변으로 반대여론을 호도할 것이 아니라, 한국공항공사의 민영화 로드맵을 제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또한 ㅁ자형 4대 초광역개발권에서 제외된 데 이어 청주국제공항마저 제2허브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하고 민간기업에 넘길 경우, 150만 충북도민의 대대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


2008년 9월 11일
충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표> 한국공항공사 산하 지방공항 운영수지(2007년)           (단위 : 억원)

공항

김포

김해

제주

광주

대구

청주

양양

당기손익

574

444

281

3

8

-43

-105

공항

울산

여수

무안(목포)

사천

포항

군산

원주

당기손익

-45

-57

-12

-26

-50

-1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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