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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충북·청주경실련

청주시는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사태에 응답하라

by 충북·청주경실련 2020. 1. 9.
  • <쇠를 다루는 마한 사람들> 전시 연장 요구 묵살, 청주테크노폴리스 2차 사업부지에서 발굴된 유물은 타 지역 수장고로 이전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직영 전환 과정에서 한영희 학예사 해고를 비롯한 인력 축소 과정은 백제유물전시관에 대한 대한 청주시의 무관심한 행태를 명백히 드러내

 

청주백제유물전시관에서 15년간 일했던 한영희 학예사가 계속 일할 수 있게 해 달라며 농성하고, 급기야 부당해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청주시가 향후 5년간 14억 원(청주 포함 7개 도시, 총 10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문화도시에 선정돼 막 첫발을 내디딘 2020년 새해 벽두에 일어난 일이다. 

앞서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은 청주테크노폴리스 2차 사업부지에서 발굴된 유물로 <쇠를 다루는 마한 사람들>이란 기획 전시를 했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부지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수천 점에 달함에도 청주 시민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기에 이번 특별전은 더욱 값지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호평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기획전을 관람할 수 있는 겨울방학 전에 전시가 끝났다. 충북·청주경실련은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청주시 정책에 맞추어 연장 전시를 요구(2019.12.23)했지만 청주시는 끝내 연장 요구를 묵살했고, 결국 유물들은 지난 2일 타 지역 박물관 수장고로 이전하였다. 심지어 이번 전시가 누구의 의지로, 왜 연장되지 못했는가조차 청주시와 청주문화원 간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청주시의 청주백제유물전시관을 둘러싼 전 사태에 대해 심히 우려를 표한다. 특히 청주테크노폴리스 유물 특별전을 여는 데 한영희 학예사의 혁혁한 공이 있었다는 점에서 청주시가 청주테크노폴리스 유물이 공개되고 해당 부지의 문화적 가치가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의심마저 받고 있다. 청주시에 예산이 있었다고 한들, 과연 특별전을 연장하며 청주테크노폴리스 부지에서 발굴된 유물의 중요성을 청주시민에게 알리려는 의지가 있었을지 의문이다.

청주시가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려면 정부의 공모사업 선정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청주시가 갖고 있는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지역의 문화 유산을 제대로 보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백제유물전시관의 예산을 줄여 15년간 일한 전문 학예사를 해고하고 알바급 학예사로 대치하는 천박한 문화 행정부터 바꿔야 한다. 기업 유치를 명분으로 어마어마한 가치를 갖고 있는 청주테크노폴리스 부지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홀대하고 역사 현장을 묻어버리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이에 우리는 백제유물전시관을 둘러싼 전 사태에 대해 청주시의 책임을 물으며 즉각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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