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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여성위원회

6월 첫째 주 여성위원회 추천영상

by 충북·청주경실련 2020. 6. 4.

 '빨간 마후라'를 아시나요? 1997년, 남성 중고생들이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하여 유포하였고, 불법 촬영 당시 피해자가 빨간 목도리를 하고 있어 빨간 마후라로 불린 사건입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피해자는 '학교 폭력 피해자', '성폭력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음란물 제작자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도 명확히 되지 않은 채 제대로 된 처벌 없이 마침표를 찍은 이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여성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성관계 동영상의 유출, 불법 촬영물 유포와 성범죄 모의를 위해 만들어진 소라넷의 탄생, 그리고 공고히 쌓인 웹하드 카르텔은 그 위세를 오프라인으로까지 떨치기 시작했습니다. 겨우겨우 유포자를 잡아도 앞날이 창창하다는 이유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심지어는 결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선처와 감형을 받습니다. 그러는 사이 살아남은 피해자들은 모르는 누군가가 날 알아볼 수도 있다는 트라우마에 시달립니다. 심지어 자신의 피해 동영상을 지워주겠노라 약속한 '디지털 장의사'는 삭제 비용을 받고 지우는 시늉만 할 뿐, 뒤로는 불법 촬영물 유포 사이트에 광고를 의뢰합니다.
 성범죄는 엄연한 폭력과 착취의 문제이며, 이것을 방관한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에 머무르지 않고 피해자가 미래를 잃지 않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이 기형적인 문화를 뿌리째 뽑아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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