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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장토론 정리] 열린도서관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by 충북·청주경실련 2019. 10. 10.

[맞장토론정리] 열린도서관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혁신적인 모델이다 vs. 공공도서관이 아니다

▨ 일시 : 2019년 10월 7일(월) 오후 2시
▨ 장소 : 충북·청주경실련 시민센터
▨ 사회 : 최윤정(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

[참석자 명단]
◦ 박철완 청주시 도시교통국장, 유흥열 도시재생사업과장, 이진영 선도사업팀 주무관
◦ 황경옥 청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 부회장 ◦ 윤송현 전 초롱이네도서관 총대장
◦ 임준순 청주시서점조합장
◦ 박소영 충청리뷰 기자
◦ 유영경 이재숙 이현주 정우철 청주시의원


사회자 : 안녕하세요?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 최윤정입니다. 당초 저희가 청주시와 청주시의회, 특히 본회의에서 열린도서관 관리운영비를 부활시킬 의원들을 대상으로 맞장토론을 제안했는데 유감스럽게도 한 분도 오시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수정안을 올린 김은숙 복지교육장은 전화 연락도 안되고 공문에도 답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 시민들과 함께 공론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어렵게 이 자리에 나와 주신 청주시 주무부서 여러분 고맙습니다. 먼저 문화제조창 5층에 열린도서관을 기획하게 된 배경부터 들었으면 합니다.

박철완 : 열린도서관은 시작부터 정해져 있는 틀에 따라 움직인 게 아니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차원에서 진행한 겁니다. 처음 논의 단계 때는 제가 이 부서에서 빠져 있었기에 들은 바로는 한범덕 시장님이 취임하면서 공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도서관도 기존의 도서관을 탈피해 책도 소개하고 전문가를 초청하여 강의도 하고 토론도 하는 열린 도서관으로 바꾸면 어떻겠냐고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압니다.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기획과 과장(당시 이상률)이 TF를 꾸려서 열린도서관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 지, 타 지역 사례로는 어떤 게 있는지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서관과 관련해 당시 도시재생 사업부는 연관이 없었고, 사업부 직원 중 한 명이 기존의 문화제조창을 도서관으로 바꾸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냈다고 합니다. 이후 보고를 받은 시장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해서 민간공간을 임대하고 있던 원더플레이스와 논의하기 시작한 겁니다.

사회자 : 시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문화제조창 안에 도서관을 넣으려고 했는데 도서관이 아니라고 하신 분이 있죠? 유영경 의원님, 왜 도서관이 아니라고 하는지 그 얘기도 궁금합니다.

유영경 : 열린도서관에 관한 내용들이 뒤늦게 알려졌고 의회 내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차치하고라도, 열린도서관에 관한 운영비를 올해 추경에 올리겠다고 한 내용도 8월 시정보고 때 처음 알게 됐습니다. 
이름이 열린도서관이고 시에서 지원한다고 하면 시민들은 당연히 ‘우리 시가 혁신적인 도서관을 설립하나 보다’라고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원으로서도 공공서비스의 목적이나 취지에 맞는 도서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지 짚어보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열린도서관은 도서관의 기능보다 공간에 대한 혁신만을 강조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공간의 혁신만으로는 도서관 기능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도서관의 가장 큰 목적은 시민들의 정보격차 해소에 있습니다. 누구나 가서 책을 보고 청주시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청주시가 지난 해부터 상호대차 서비스*를 시행한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대출 서비스 하나가 없어서 도서관이 아니라는 게 아니라 시비가 전액 지원되는 도서관은 공적 영역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얘깁니다. 열린도서관은 전문인력이나 공공서비스 부분들이 제고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 상호대차 서비스 : 우리 지역 도서관에 없는 책이라도 다른 도서관에 있다면 좀더 편리하게 다른 도서관의 책이나 자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사회자 : 열린도서관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화제조창 5층엔 이미 도서관 서가 공사가 마무리돼 가고 있다고 하는데, 저는 열린도서관 디자인을 과연 누가 했는지 궁금합니다. 

이진영 : 도서관을 어떻게 넣을지 풀어내는 과정에서 원래 민간 사업자로 들어가 있던 원더플레이스와 청주시가 긴밀하게 협의했습니다. 원더플레이스 조직 내에는 공간에 대한 컨설팅을 하는 전문 인력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과 저희가 협업을 해서 최초의 컨셉을 잡고 심층 토론해서 서울의 별마당도서관 등을 참고해 현장 경험이 많은 업체와 연결해 진행하게 됐습니다.

유흥열 : 열린도서관이 공공도서관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사립도서관 지원과 조성에 관한 법적 근거가 있습니다. 유영경 의원님이 말씀하신 내용 중에 상임위에서 뒤늦게 아셨다고 했는데, 저희 상임위는 도시건설위원회이고 도서관은 복지교육위원회 소관입니다. 그래서 협업을 하며 복지교육위원회에 알리려 했는데 소통이 잘 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어쨌든 핑계 같지만 미흡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현장에 가셨을 때는 시립도서관에서도 나오는 줄 알고 대략적으로 설명드렸던 겁니다. 
대출서비스 관련해서는 문화제조창 5층은 순수하게 도서관 기능만 있는 곳이 아닙니다. 각종 체험관이나 키즈 체험이 복합된 곳인데 도서관 기능을 추가하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 출발했고, 그래서 가볍게 와서 책만 읽고 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대출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이후에 추가하면 됩니다. 당장 대출 서비스를 보완하려면 인력과 예산이 더 투입되겠죠.

사회자 : 이 대목에서 20년간 지역에서 사립도서관을 운영하고 있고, 세계 유명 도서관을 직접 다녀온 분의 얘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윤송현 총대장님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윤송현 : 도서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확인해 보니, 시에서 4월 15일인가에 보고한 후에 일사천리로 진행이 됐더라구요. 저는 제일 궁금한 게 도서관을 하기로 한 건 좋은데 이것을 10월 1일에 개관해야 한다고 목표를 잡은 것이 의아합니다. 
지난 6월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록을 보니 유일하게 김성택 의원만 질문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당시 김 의원이 시가 공공시설 매입비에서 34억을 빼서 사업하는 것이 합리적인가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나 일사천리로 사업이 진행됐습니다. 이건 따져볼 만합니다. 동의안이 통과됐다고 예산을 막 쓸 수 있습니까? 
서점이 운영하는 도서관이란 컨셉을 잡은 것부터 커다란 논란거리입니다. 일본에도 좋은 사례들이 많은데 청주시는 하필 일본 도서관 중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하는 곳을 가서 보고 서점이 운영하는 형태만 가져왔습니다. 다케오 도서관을 보고 흉내낸 것이 별마당(도서관)인데 그곳은 껍데기만 빌려온 곳입니다. 저희는 거기를 책의 무덤이라고 말합니다.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곳입니다. 
책 읽는 청주를 위해 열린 공간을 만드는 것은 좋으나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할 수 없습니다. 도서관을 만들려면 시민들의 욕구를 바탕으로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게 중요한데 지금 청주시는 일방적으로 하는 겁니다. 도서관에서 어떤 서비스를 할 지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인테리어를 다 해놓고 무슨 도서관을 운영하라는 것인지 의아스럽습니다. 

사회자 : 지금 청주시는 서점인지 도서관인지 모를 곳에 34억을 들여 시설을 만들어 주고 연간 9억원에 달하는 관리운영비를 준다고 하는데, 이 자리에 청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에서 오셨습니다. 시에서는 이게 사립도서관도 지원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현재 작은도서관엔 시가 얼마나 지원하는지 궁금합니다.

황경옥 : 저희는 1년에 책 지원비로 4백만원을 받고 있고 일몰제도 있고 등급이 있어 운영비를 못 받는 곳도 많습니다. 지원금도 모두 지역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비용이고 저희는 열정페이로 일합니다. 심지어 저희 돈을 써가며 일합니다. 책 지원비 4백만원도 책 한 권 두께로 서류 준비하며 받습니다. 
1년에 9억이요? 청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 소속 도서관 지원금 다 합쳐도 그렇게 안됩니다. 저희 협의회 안에 들어온 도서관은 대출뿐만 아니라 운영시간 준수, 성인 프로그램, 아동 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에 4백만원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간이 좋다고 좋은 도서관은 아닙니다. 저는 ‘도서관’자를 왜 붙였나 싶습니다. 별마당, 지혜의숲처럼 책 구경하는 곳으로 해야지 왜 굳이 도서관이라고 이름 붙여서 혼란을 주나 싶습니다. 도서관이라는 말을 안 붙였으면 제가 이곳에 오지도 않았죠. 저는 도서관 운영자이면서 이용자, 자원봉사자입니다. 
시에서 일을 할 때 전문가들에게 미리 심층 의뢰를 했으면 이런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에서는 충분히 논의했다고 하지만 저희도 8월 중순 독서대전을 준비할 때 이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 전에는 열린도서관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언론에서 보도도 안 됐고.. 어찌 보면 밀실정치입니다. 
저는 도서관 하나 꾸려가는 소시민입니다. 그런데도 의문이 듭니다. 열린도서관은 큰 스토리텔링에서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중 박수!)

사회자 : 그래서 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도 도서관을 운영할 사업자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논의중이니 관리운영비는 추후에 올려도 된다고 삭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본회의에서 바로 수정안을 올려 통과시키는 바람에 논란이 됐었죠. 예산결산위원이신 정우철 의원님 나와 계십니다. 한 말씀 해주시지요.

정우철 : 도서관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예산결산위원으로 검토해 보니 도서관을 빙자한 카페인 것 같아서 청주시가 민간 카페업자에게 34억 원이란 시민의 돈을 기부해도 되느냐라고 질의했습니다. 공사 현장을 방문해 보니 예산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거의 70-80%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34억 원이란 돈이 예결위에서 통과가 안 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예산 없이 공사한 것으로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다수 의원들의 의견이 공사를 시작했으니 통과시켜 주자였습니다. 이에 대해서 참담함을 느꼈고 운영비까지 책정한다고 해서 표결 끝에 삭감했는데, 아시다시피 본회의에서 다시 통과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이렇게 근거도 없이 선집행하고, 의원들은 그냥 해주자는 식으로 흘러가서 부끄럽습니다.
1년에 4백만 원밖에 못 받는 작은도서관도 있는데 내 돈이 아니라고 막 집행하고 정작 필요한 곳에는 쓰지 못하는 구조를 빨리 탈피하고 개혁이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주민들이 이용하고 거기서 뭔가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사회자 : 이 자리엔 지역서점조합에서도 함께 하고 계십니다. 청주시와 협상중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임준순 : 저희는 7월 말에 알게 됐고, 지역 서점이 작고 어렵지만 이왕이면 외부업체에 맡기는 것보다 저희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상생의 마음으로 회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다 9월 23일 북스리브로가 빠진다고 해서 저희도 환영을 했고, 9월 30일 최종적으로 시에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지역서점이, 논란이 되는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서점만 운영하는 쪽으로 안을 낸 상태입니다. 지역 서점이 어렵긴 하지만 문화 공간에 들어가 수익 창출보다는 협업하는 마음으로 함께 할 생각입니다. 

사회자 : 지금 이 장소(경실련 시민센터)도 공유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회원들과 꽤 오랫동안 회의하고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문화제조창에 도서관을 만든다면 누가 올 지도 고려해야 하고, 성격에 맞게 예술서적 전문서점으로 가든지 열린도서관의 컨셉이 있어야 하는데, 시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럼 왜 시가 굳이 이 공간을 돈을 주면서까지 살려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문화제조창의 구조적인 문제를 계속 취재해 온 박소영 기자의 얘기를 들어볼까요? 

박소영 : 오늘 공간을 직접 보고 왔는데요, 시작이 달랐던 것 같아요. 양쪽의 얘기를 들어보면 시에서는 이것을 집객시설로, 도서관은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쪽에서는 도서관에 대한 정의, 도서관에 대한 공공서비스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요. 
사실 지역 시민, 지역 예술인들이 기대했던 것은 연초제조창의 문화적인 재생인데, 2017년 청주시 도시재생과는 부동산투자주식회사인 리츠를 설립했어요. 그 리츠의 역할을 다시 읽어보니 부동산 임대업이에요. 성공의 요인은 공간을 잘 뜯어고쳐서 임대가 잘 되도록 운영하는 겁니다. 운영사는 원더플레이스구요. 따라서 5층 서점은 임대업을 잘하게 해줄 집객시설입니다. 
그나마 이렇게 논란을 일으키니 의견을 들으시는 것 같은데, 저는 왜 이 공간의 디자인을 원더플레이스에서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별마당(도서관)처럼 비주얼적으로 훌륭한 것도 아니고, 5층에 가보니 서점과 도서관이 분리가 안 됩니다. 한 공간입니다. 심지어 중앙에 있는 작은 서점과 카페까지, 시가 협업이라는 이름으로 인테리어를 다 해줬습니다. 
시와 리츠는 한 몸입니다. 그러다보니 너무 이상합니다. 리츠라는 구조에서는 모든 것이 용인됩니다. 이게 다 10년간 안정적인 임대를 위해 진행된 일입니다. 연초제조창에 들어간 돈만 이미 천억 원이 넘는데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사회나 주주가 누구인지 알 수도 없고, 모든 것이 꼬여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야 반복되는 오류를 막을 수 있습니다. 총 사업비 1021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여기에서 도대체 무엇이 혁신입니까, 다른 도서관과 비교해 무엇이 훌륭합니까?

박철완 :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문화제조창 건물은 민선 5기 한범덕 시장님 때 샀습니다. 그 이후 어떻게 활용하고 꾸밀 것인지에 대해 굉장히 많은 논의와 토의가 있었습니다. 당시 과연 이 건물을 쓸 수 있을까 굉장히 많은 우려가 있었고, 기초지자체가 손 대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선도사업으로 진행했는데 민간 사업자가 안 오니까, 국토부가 리츠라는 부동산 투자회사를 만들면 행정적인 지원이라든지 이자를 싸게 해주는 융자를 지원하겠다고 한 겁니다. 
만약 우리가 리츠를 안 했다면 또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저 건물이 그대로 있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당시 담당자들의 생각은 리츠 설립으로 모아졌습니다. 리츠의 내용이 아무 것도 공개되지 않고 마치 뭔가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얘기하시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또 시가 원더플레이스가 있는 임대 공간을 건드려서 문제가 됐다고 하는데, 우리 시로서는 새로운 공간을 접목시켜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하게 하려고 한 겁니다. 어쩌면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도 있고 괜히 했다고 할 수도 있는데, 아무튼 지금은 괜히 건드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박소영 : 지금 도서관만 얘기해도 할 얘기가 엄청 많습니다. 만일 도서관을 건립한다고 하면 전체 청주시 도서관에 대해 검토해서 도서관이 필요한지부터 고려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물론 여기 계신 분들이 다 저지르신 것은 아니지만, 왜 이런 디테일한 부분들을 몰랐을까? 제 생각엔 모르셨던 것 같아요. 이런 얘기들은 처음부터 공론화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왜 이게 안 될까 싶어요. 
이 문제뿐만 아니라 청주시는 항상 공간을 만들어 놓고 ‘어쩔 수 없어, 운영해야 돼’라고 말합니다. 

사회자 : 저는 열린도서관 운영과 관련해 시가 제출한 사업시행협약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내용은 무엇이고 어떻게 작성됐는지 궁금합니다. 누가 참여했죠?

유흥열 : 열린도서관은 리츠가 소유·관리하고, 청주시에서는 조성비와 운영비를 지원하고, 원더플레이스는 전용 상업공간을 리츠에 무상 제공해서 도서관과 서점을 책임 운영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협약서를 실질적으로 작성하는 데는 이진영 주무관이 참여했습니다.

이진영 : 네 제가 실무적으로 참여했고, 리츠와 원더플레이스 3자 실무진이 내용을 협의하고 최종 법률자문을 받았습니다. 

사회자 : 시에서 결제를 받거나 그런 건 아니구요? 


이진영 : 네. 여러분들이 해주시는 말을 종합해 보면, 이 도서관을 왜 시작했는가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어서 의문을 갖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제가 TF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씀드렸는데, 청주시가 책 읽는 청주를 강조하며 도서관 이용을 확산하려고 하는데 기존 13개 도서관의 이용률을 살펴보니 상당히 저조했습니다. 대출 서비스 외에 다른 서비스를 계속 집어넣는데도 이용률이 저조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첫 번째였고, 도서관 혁신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이 사업을 기획하게 된 겁니다. 
타 지역 도서관을 보니 다양한 기능이 복합돼 있는 공간, 도서관에 다양한 공공시설들이 접목되어 있는 곳의 이용률이 올라가더라.. 공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점유하고 있으면 도서관인지 독서실인지 헷갈리는 공간이 된다.. 그래서 기존 도서관의 문제점을 혁신하자는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도서관을 새로 만들려면 시간뿐 아니라 땅 사고 건물 짓고 하는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에 도서관을 접목하자고 한 겁니다. 문화제조창은 10월 비엔날레 준비가 되어 있고 일정 시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서점은 도서관과 비교해 작은 면적입니다. 도서관은 청주시가 만들려고 계획했으니 조성비를 청주시가 내는 건 당연합니다. 청주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지 않거든요. 그래서 서점은 원래대로 민간사업자가 유치해서 운영하고, 도서관도 공간의 특성상 청주시가 위탁을 고려한 겁니다.

윤송현 : 만일 그렇게 도서관을 중심으로 논의했으면 도서관 주무부서가 주도했을 겁니다. 그런데 도서관은 정작 논의구조에서 빠졌습니다. 현 정부에서는 생활형 SOC 사업을 추진해 기존 도서관을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유독 청주시에서는 신청을 안 합니다. 작년부터 작은도서관을 리모델링해주겠다고 예산 확보를 하여 신청을 받고 있는데 청주시만 유독 기존의 도서관을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기존 도서관을 바꿀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일방적인 겁니다. 정부에서도 지원하려고 하는데 (청주시는) 엉뚱한 도서관을 만들려고 합니다. 어떤 도서관을 할 것인가도 계속 논의했어야 합니다.

이진영 : 이제까지 청주시에서도 고민을 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시설만을 바꿀 것이냐 아니면 도서관 이용률 제고를 위해 근본적인 무언가를 바꿀 것인가를 논의했습니다.

윤송현 : 그걸 왜 혼자 논의하냐는 겁니다. 시가 도서관 발전 5개년 계획을 다 세워놓고 있는데 왜 혼자(도시재생사업과) 독단적인 생각을 하냐는 겁니다. 연초제조창에 새로운 컨셉의 도서관을 세우는 건 좋은데, 적어도 우리 도서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합니다. 도서관을 시에서 운영하면 혁신이 아니고 서점에서 운영해야 혁신입니까? 왜 그걸 서점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지금이라도 청주시가 직접 운영할 의지는 있는가 싶습니다.

이진영 : 시가 직영을 한다고 하면 조성비와 운영비는 매년 똑같이 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기획을 하다 보니 도서관이 있으면 서점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고. 서점 사업자 내지는 원더플레이스가 사업하는데 시가 도서관 기능을 넣으면 사기업의 영리행위를 돕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저희가 7억 정도 투자해서 서점, 카페 전체가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었는데(인테리어 지원), 이 투자에 상응하는 서점 임대료를 원더플레이스로로부터 받으면 월 2천만원에 현금성만 해도 월 1300만원 정도 되니까 1년에 1억 5600만원이 들어오는 겁니다.

박소영 : 지금 서점1과 서점2(어린이서점), 카페는 원더플레이스가 임대롤 놓아야 할 곳입니다. 근데 이 공간을 시가 지원해 줬다는 것을 제가 문제제기 하는 거고, 이 주무관은 이게 협업이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입점하는 서점과 카페는 원더플레이스에 임대료를 냅니다. 이게 월 2천 정도인데 원더플레이스가 이 임대료 2천만원을 시에 준다는 겁니까?

이진영 : 예. 그 임대료를 시에 납부하는 것입니다.

유영경 : 결국 서점이 도서관을 운영하겠다고 하는 건 청주시가 공공서비스를 민영화하겠다는 겁니다. 공공서비스가 확대되고 확충되어야 하는데, 도서관을 민영화하는 지자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가 민영화 서비스를 반대하는 이유는 모두 알고 계실 겁니다. 기존 도서관과 다르게 운영해서 일정 정도의 경비를 마련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공공서비스 민영화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공공도서관에 대한 비전을 볼 수 없습니다.

사회자 : 네, 그럼 이제 열린도서관의 구조적인 문제를 들여다볼 차례인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에 이현주 의원은 의회에서 시정질문도 하셨지요?

이현주 : 당시 시장님은 문화제조창을 10년간 책임지고 운영할 곳이 필요해서 리츠를 추진했다고 답변했습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국장님은 다시 돈이 없어서라고 얘기합니다. 저는 도서관 문제를 들여다보다가 더 큰 문제 리츠가 숨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청주시는 어느 때는 리츠가 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청주시가 다 하는 구조입니다. 이게 페이퍼컴퍼니라서 의회의 의결을 받지 않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자료를 달라고 해도 주지 않아요. 열린도서관이 공공도서관으로 간다 해도, 리츠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직접사업비 839억 중에서 공사비는 655억이구요, 판관비는 158억이에요. 돈이 없다고 하셨는데 혹시 주식도 발행하셨나요?

이진영 : 네.

이현주 : 문화제조창을 만들어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하게 하는 게 목적 맞나요? 제가 보기엔 그건 그냥 명분인 것 같아요. 내 건물에 55억을 현물투자하고 리츠를 세워 리모델링하고 이걸 861억을 주고 사오는 게 이상한 구조 아닌가요? 이런 복잡한 구조가 아니라 명쾌하게 갈 수 있단 말입니다.
그리고 도시건설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복지교육위원회 의견 수렴이라고 되어 있던데, 언제 의견수렴 했습니까? 도시건설위원회에서 그 내용으로 동의안이 통과됐다고 하는데, 저희 위원회 소속 아무도 이에 대해 들은 사람이 없습니다. 시민들이 혹시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이번에 추경안에 올라온 걸 보니까 도서관 조성비 34억이 다른 세부 항목이라고 되어 있어요. 건물매입비 861억에서 빼서 사오는 거니까 일반회계로 지원하는 거죠? 이거 설명해 주세요.

박철완 : 사실 이 자리에서 다 말씀드리기엔 너무 복잡해서 제가 의원님께 따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현주 : 근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구조를 만들어서 시장님도 모르고 국장님도 모르고 시의회 모르게 만드십니까? 결국 리츠를 세우기 위한 것 아닙니까? 여기서 판관비 158억이 중요한데요, 자산관리는 LH가 맡고 직원이 3명입니다. 월 3300만원씩 나갑니다. 또 사무수탁 명목으로 신한아이탁스에 250만원씩 나가더라구요.

이흥열 : 리츠는 사업을 원활하게 위한 부동산투자회사입니다. 저희가 당초 클러스터 매입비 456억 중에서 작년에 300억을 지불했고, 올해 남은 156억 중에서 정산 과정에서 34억 남짓 남는 걸로 확인돼서 도서관 조성비로 예산을 세우게 됐습니다. 이 내용은 사전에 의무부담 변경동의안을 다 받았어요.  

사회자 : 아무래도 리츠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다시 이런 자리를 만들어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토론회를 시작으로 그렇게 준비해 주시면 좋겠구요, 마지막으로 복지교육위원회 이재숙 의원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이재숙 : 제가 올 3월에 일본의 다케오와 츠다야 몇 군데를 둘러봤습니다. 청주시에서 도서관을 혁신하려고 계획 중이란 것을 듣고 기대를 했습니다. 8월에 열린 독서대전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걸 보면서 역시 작은도서관협의회 등 시민들과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사실 일본에서 본 도서관이 공간 혁신이란 느낌을 못 받았습니다. 그저 도서관에서 서점, 카페를 운영하는구나 정도였고 그 사람들이 시스템에 관한 건 이야기 안 합니다.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하는지에 대해서 추론할 뿐이고 시스템을 공개하진 않았습니다. 진짜 혁신을 위해서는 공간의 혁신보다 시스템을 배워 와서 제대로 접목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이 청주시 북쪽엔 별로 없어서 내덕동이라는 장소 자체는 좋다고 보는데요, 지금이라도 시민들과 충분힌 논의해서 제대로 된 공간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 네, 약속한 2시간이 다 됐습니다. 긴 시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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